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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장 칼럼 (자소서)

이번에는 자기소개서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자기소개서 관련 글은 한 편의 글로는 다 담을 수 없다고 판단하여 연재로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오늘은 서론 편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먼저, 이야기 하나 해 드릴 테니 잘 들어 보세요. 3년 동안 짝사랑하던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3년을 짝사랑했으니 그 여학생에 대한 정보들은 이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녀가 좋아하는 색, 향, 음식 등의 취향부터 어떤 성향의 남자를 좋아하고 있는지까지요. 드디어 그녀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단둘이 말이죠. 그래서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만 모아 풀세트로 준비해 보았습니다. 그녀가 좋아하는 향이 세 가지이니 향수 세 종류, 그녀가 좋아하는 색깔로 머리 염색도 하고 옷도 맞췄습니다. 그녀가 좋아하는 색이 4가지이다 보니 머리와 옷이 알록달록해졌네요. 그녀는 화려한(눈에 띄는) 장신구를 좋아합니다. 비싼 것으로다가 말이죠. 그래서 모자, 안경, 귀걸이, 목걸이, 팔찌, 시계, 발찌(이 중에 내 노력으로 산 건 거의 없습니다. 부모님께서 사 주신 명품들로만 준비했으니까요)까지 준비했습니다. 만날 장소에 대한 정보도 파악했고 그녀와 만나서 해야 할 이야기까지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것으로 준비했습니다. 자, 드디어 그녀를 만날 길을 나섭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가 좋아하는 것으로 준비했으니 오늘의 만남으로 그녀와 사귈 수 있을까요? 자, 이 친구가 3년을 짝사랑한 그녀를 만나러 가는 준비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들이 이 친구를 만나는 그녀라면 이렇게 나타난 그 친구에게 호감이 생길까요? 어떠신가요? 이 친구의 엄마나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 이 친구는 자신의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어느새 이 친구와 동기화가 되어 더 많은 준비를 시키시려는 건 아닌가요? 여기까지 보시고 아하!! 하고 무릎을 치시며 제가 자소서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하신 분들도 계실 것이라 믿습니다!!!! (제발요... 알았다고 말 해 주세요~ ㅜㅜ) 아직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을 드리면, 3년을 짝사랑한 여학생 = 고등학교 3년간 내가 그렇게 가고 싶었던 대학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 = 대학에서 원하는 학생에 대한 정보 만남을 준비하는 학생의 모습 = 대입 서류와 자소서를 준비하는 학생의 모습 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자기소개서 컨설팅 초반에 학생과 학부모님에게 자기소개서를 쓸 때 하면 안 되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 중에 하나를 이렇게 글로 소개해 봤습니다. 이 스토리를 가지고 이후를 이어갈 수도 있겠지만 직접적인 설명이 더 적합할 테니 이후에는 자기소개서와 서류전형의 과정을 가지고 설명하려고 합니다. 자기소개서를 매년 지도하면서 매년 1,000시간(9월 12특 300시간, 3월 재외 및 수시 700시간) 정도를 자기소개서 미팅에 할애해 왔습니다. 경험을 토대로 좋은 자소서를 쓸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했는데요, 가장 먼저 자소서 지도의 몇 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미팅을 진행하면서 추후에 생길 자소서 지도 내용에 대해 의문을 가지실 것을 염려하여 초안 미팅 과정에서 학부모들을 반드시 참석하게 한다거나 이미 완성된 자소서만을 수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지도하는 이유는 자소서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 때문입니다. 이러한 의견들은 대체로 자소서를 입시 사정의 한 과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소서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1. 우리 아이가 해외에 오래 살아서 한글로 문장을 잘 못 써요. - 일단 영어로 일정 수준 이상의 글을 쓰고 한글을 사용해 온 친구라면 한글 자소서를 쓰는 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어휘, 조사의 활용, 띄어쓰기 정도입니다. 한글로 전혀 이해하지 못할 글을 쓰는 수준은 절대로 아닙니다. 한글로 자소서를 쓰지 못할 정도의 실력이라면 그 학생의 다른 언어 실력도 비슷한 수준일 겁니다. 학생의 학교 영어 점수나 SAT 등과 같이 학생의 문장 이해나 독해 능력이 반영되는 시험의 점수들을 함께 보세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 이유는 아마도 자소서는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자소서는 문장력을 살피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기소개서의 문장은 깔끔하고 정보 전달이 잘 되면 됩니다. 한국 입시의 자소서는 질문이 구체적이고 묻고자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자랑과 수준 높은 문장을 구사하는 것이 자기소개서의 시작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자소서를 받고자 하는 대학의 의도를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자기소개서의 문장은 깔끔하고 정확하게 질문에 답하는 것입니다. 문장을 잘 쓰기를 원하신다면 작가와 함께 문장을 수정하세요. 합격하시면 사례 알려 주시고요. 참고하여 제 의견에 반영하겠습니다. 2. 자소서는 첫 문장이 중요하다. - 이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사정관들이 수시에서 학생의 서류를 검토하는 시간이 평균 17분인가 그렇다고 하죠? 17분 동안 학생의 서류를 모두 검토해야 하니 자소서를 먼저 읽어 보고 서류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고 고백하는 사정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소서가 매우 중요해지기도 하는데, 자소서가 중요하기 때문에 각 문항의 첫 문장을 잘 쓰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 "잘 쓰다"의 정의가 달라지면 자기소개서가 글짓기가 될 수 있습니다. 자기소개서에서 첫 문장을 잘 쓴다는 것은 문항의 질문에 맞는 답을 하는 것입니다. 묻고 싶은 것, 주로 알고 싶은 것은 제출된 서류의 결과물로는 파악할 수 없는 학생의 생각과 과정입니다. 그렇다면 첫 문장은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가를 직접적이고 명시적으로 서술하는 것입니다. 유명인이 남긴 말이나 문항별로 제목을 달아서 주제(질문의 답)를 은유적으로 서술하는 것보다 내가 느낀 점을 분명한 문장으로 서술해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3. 자기소개서는 감동을 주어야 한다. - 1번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감동을 주는 자소서 좋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낮추어 드러내고 많은 노력과 열정을 통해 성장했다고 말하는 자소서를 보면 그 학생의 낮았던 모습도 함께 확인하고 싶어지며 성장 과정을 면밀하게 드려다 보고 싶을 겁니다. 이것이 서류로 증명이 가능하신가요? 증명이 되지 않는다면 이 학생의 낮은 모습이 더욱 부각될 것이며 이는 사정관이 학생을 평가하는데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자기소개서에는 과정과 배운 점을, 그 과정에 대한 결과는 제출 서류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자기소개서는 입학 사정을 위해 필요한 것이지 학생의 감동 스토리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자소서 받지 말고 대입 준비 수기를 받아서 글짓기 대회를 열여야 하지 않을까요? 학생이 분명한 감동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감동 스토리를 만들어 내려고 하지 마세요. 질문에 맞는 답을 하세요. 이게 가장 좋은 자소서 스토리로 적합합니다. 자소서를 자소설이라고 부르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 아닐까요? 4. 자기소개서에는 되도록 많은 이야기를 적는 것이 좋다. - 이것 역시 자기소개서가 입시 사정의 과정이라는 것을 잊고 있을 때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기소개서 작성 시 피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나열식이라는 것 정도는 다들 알고 계시죠? 내가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것도 적고 싶고 저것도 어필하고 싶겠죠. 물론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것들 대부분을 서류(추가 제출 서류나 학업능력 입증서류)로 제출하지 않으셨나요? 사정관들에게 결과로 이미 보여진 것을 자소서에 반복해서 나열하면 사정관들에게 똑같은 거 다시 보라는 의미인가요? 앞에서 이야기했던 짝사랑의 주인공은 첫 만남에 좋은 인상을 주었을까요?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5. 자기소개서는 개성적이어야 한다. 학생 자신만의 스토리가 담겨야 한다. - 그래서 많은 학생을 지도하고 있는 자소서 선생님을 회피하시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자소서 유사도에 걸리지 않을까 우려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자기소개서는 학생 자신만의 스토리가 분명 담겨 있어야 합니다. 같은 대회에 참가하거나 같은 팀에서 활동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느낀 것과 배운 것은 각기 다를 수 있습니다. 결국, 이 걱정에 대한 바람직한 해법은 `내 이야기를 써라`입니다. 문학을 배우고 가르치면서도 느꼈고 글쓰기를 지도할 때도 느꼈으며 지금처럼 매년 치열한 입시를 경험하면서도 느낍니다. 내꺼. 내꺼가 없는 사람은 다 똑같은 말만 한다. 알맹이 없는 껍데기들을 가지고 포장만 이쁘게 한다고 해서 절대로 나를 남에게 알릴 수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세상에 내꺼만큼 새롭고 참신한 것은 없다. 내꺼가 솔직하게 표현될 때 그것과 똑같은 것은 세상에 없다. 이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자소서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매년 많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제 저 사람에게 참신한 생각과 아이디어가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처음부터 아이디어가 없었습니다. 없을 수밖에요. 제 자소서를 쓰는 것이 아니니까요. 제가 봐주는 내용은 학생 개개인의 경험입니다. 그리고 느낀 점입니다. 어처구니없을 수 있지만 자소서를 지도할 때 저는 그 학생이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소서는 내가 쓰는 것도 아니고 내 생각을 주입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다만 배우고 느낀 점을 끌어내 주는 보조적 역할을 담당할 뿐입니다. 문장 수정은 명료한 것을 중심으로 하면 딱히 아이디어는 필요 없으니까요. 6. 자기소개서를 잘 쓰면 합격한다? - 자소서를 잘 쓴다고 내신과 스펙이 부족한 학생이 합격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내신과 스펙은 괜찮지만 자소서를 잘못 쓰면 떨어질 수는 있습니다. 이것이 자소서의 중요성입니다. 물론 퍼펙트한 내신, 활동, 스펙을 보유하고 있는 학생은 자소서 좀 못 써도 합격합니다. 자기소개서는 제출 서류와 함께 평가되는 것이지 자기소개서 하나에 단독적인 점수를 부여해서 합불을 결정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자기소개서... 참 어렵습니다. 자기소개서 지도를 하면서 참 많은 자소서를 보아 왔습니다. 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이건 참 보면 볼수록 어렵구만.... 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걸 고등학생들에게 물어보고 그걸로 입학 사정을 하다니. 사정관들이 써도 잘 쓸것 같지 않은데 말이지... 이런 생각이 지도할 때마다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한때 글 좀 쓴다고 방귀도 껴 보고 그 자신감이 어린 치기였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펜을 놓은 적도 있었던 저에게 자기소개서 지도는 분명한 사실 하나를 알려주었습니다. 자기소개서는 사정관이 나에 대해 혹은 나의 서류에 대해 궁금해하는 질문에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답하는 것이다. 자소서에 대한 오해와 편견 혹은 몰이해는 이것보다 더 많습니다. 하지만 오해에 대해서만 말한다고 좋은 자소서가 나오지는 않겠죠? 올해를 마지막으로 수시모집(재외국민 포함)의 자기소개서는 끝이나지만 서울대 12특과 몇몇 12특 전형에서는 자기소개서를 받으려는 모양입니다. 저는 이제 앞으로 12특 자소서와 컨설팅, 국어(IB Korean 포함) 수업으로 계속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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